올해 딸래미가 초등입학 후 친구 사귀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이더라. 고민이나 걱정이 있으면 잘 말을 안하는 성격이고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라 항상 퇴근하고 집에 오면 딸아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하루는 이런 이야기를 하네… 아동심리상담의 필요성을 느낀 하루.
친구한테 잘가라고 했는데 인사 안받아줬어. 나는 몇번이고 얘기했는데 모른체했어.
이러면서 울먹거리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집 다닐 때도 여자친구들 끼리끼리 노는데 자기 혼자 떨어져있고 그러면 마음 상해서 울던 우리 딸이었다. 한창 같이 놀고싶고 관심받고 싶어하는 때인데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을 때 마음이 꽤나 상하는 모양이었다.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일도 이야기를 듣고 잠시 안아주면서 계속 이야기들 들어주었다. 진정될 때까지…
그리고는 하나씩 물어봤다.
“친구한테 말했는데 못들은건 아닐까?”, “그 친구랑 자주 이야기해?” 하니까 딸은 “몇번이고 말 걸었는데 아는척 안했어, 자주 이야기 하지는 않았는데 나는 친해지고 싶어서…” 라고 하더라.
어떻게 이야기를 해줘야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직접적으로 설명해주는건 크게 와닿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내 얘기를 해줬다.
문제에 공감하며 조언하기
아빠 이야기를 잠깐 해줄까? 아빠도 회사에 가면 다른 친구들이 가끔 ‘왜 인사 안받아줘요?’ 라고 할 때가 있어. 그게 왜 그러냐면 아빠는 길 가면 앞에만 쳐다보고 앞만 신경쓰고 걸어가서 다른쪽이 잘 안보이고 안들리거든… 그래서 딸이 생각하는거 처럼 다른사람들도 아빠한테 싫은소리 할 때가 있어. 근데 아빠는 진짜 못들어서 그랬던거야. 그러니까 딸 친구도 그랬던건 아닐까?
내일은 학교 가서 그 친구만나면 멀리서 부르지 말고 딱 눈 앞에서 얘기해볼래? 그러면 친구가 받아줄거야. 그리고 아침에 가면 그 친구 앞에서 ‘안녕~’ 이라고 인사먼저 하면 그 뒤론 친구랑 사이좋게 잘 지낼 수 있을거야. 원래 인사 먼저 해주는 친구한테 더 친해지게 되어있는거야. 아빠도 부끄러움이 많아서 어릴 때 먼저 인사해주는 친구랑 잘 놀았거든. 딸도 그렇게 해볼래?
이렇게 내가 어릴 적 경험담을 알려주면서 얘기해주니까 자연스레 딸과 공감하는 것처럼 공감대도 형성이 되면서 딸도 잘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더라. 이야기 말미에는 아빠도 친구랑 친해지는거 어려웠어? 부끄러웠어? 이러면서 되묻기도 하고, 내일은 친구한테 가까이에서 반갑게 한번 얘기해볼게라며 힘을 얻은 모습이었다.
공감 조언의 효과
다음날 퇴근하고 딸을 만났을 때는 굉장히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나에게 달려왔다. 그 친구랑 이야기 잘 했다면서… 바로 앞에서 인사하고 친하게 지내자 얘기하니까 그 친구도 반갑게 인사해줬다면서… 전화번호도 교환했다고 전화하고 그러네. (뭉클)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된거 같아 정말 뿌듯했다.
첫째인 딸이 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하곤 앞으로 이런 경험이 많이 생길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내 생에 아빠는 처음이라… ^^; 이번에는 도움이 되었다고 해도 다음에 또 도움이 잘 될지는 모르겠어서 미리 연습 겸 준비로 아이들 심리상담 관련 책을 좀 봐야겠다.
아들래미가 두살 아래라 곧 초등학교도 들어갈텐데 아들은 또 딸이랑 감성, 성격이 달라서 딸이랑은 다른 방식으로 조언을 해줘야될 것 같다. 여러가지 케이스 스터디를 볼 수 있는 책이 있을까 좀 찾아봤는데…
아동심리상담 관련 책
- 어린이 마음 치료 : 국내 어린이 놀이 치료의 개척자로서 지금도 현장에서 마음이 아픈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는 정혜자 선생이 30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한 놀이 치료 안내서이자, 수많은 놀이 치료 사례를 분석해 어린이의 심층 심리를 세밀하게 보여주는 경이로운 어린이 정신분석학서이다.
- 현명한 부모는 넘치게 사랑하고 부족하게 키운다 : 친절하면서도 단호한 양육 태도를 바탕으로 통제와 처벌이 아닌, 격려와 자율권 부여를 통해 아이를 교육하는 ‘긍정 훈육’을 이끌어온 두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인식하고, 또 그 방법이 가져올 장기적인 결과에 대해서 깊이 있게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아가 시행착오를 줄이고 부모와 자녀 간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여러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모든 부모들이 내 아이에게 맞는 올바른 양육 태도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일깨워준다.
- 대화를 하면 : 이슬이는 어느 날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합니다. 이슬이의 엄마는 이슬이의 마음을 살피며 대화를 시작합니다. 평소 같으면 ‘학교는 가야지’라고 말했을 텐데 그러지 않고 대화를 시작한 엄마가 어색하지만 싫지는 않습니다. 이슬이는 왜 학교에 가기 싫었을까요? 이슬이는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학교에 가기 싫은 진짜 이유를 찾았습니다.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고민과 갈등은 대부분 대화를 하면 자연스럽게 해결 될 때가 참 많습니다. [대화를 하면] 그림책은 이슬이 엄마가 이슬이와 대화를 하는 모습을 통해 마음을 소통하는 대화를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책 설명은 교보문고의 책 설명란을 발췌했다.
>> 교보문고 바로가기
하나씩 사서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현명한 부모는…’ 이 책이랑 ‘대화를 하면’ 이 2개가 끌리네.
아동심리상담 자격증
책도 보면서 이참에 아동심리상담 자격증을 한번 따볼까 싶다. 최근엔 퇴직 후에 뭘 할까 생각과 고민이 많은데 이번에 자동차 사고나면서 생각했던 도로교통사고감정사와 더불어서 아동심리상담 자격증 처럼 퇴직 후 쓰일 곳이 많은 자격증은 시간날 때 하나씩 따놓으면 좋을 것 같다. 퇴직할 때 쯤되면 머리가 굳어서 지금보다 공부하기 더 어려울 듯… ^^;
아동심리상담사 (Child Psychology Counselor) 란?
아동들의 정신건강이나 정서장애와 관련된 문제로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인지, 정서, 행동상의 장애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물론 정상적인 아동들도 과학적 측정도구나 각종 심리 검사 방법을 활용하여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담(면접)을 통해 아동 발달과 학습지도를 해줌으로써 안전하고 건전한 사고방식을 갖고 바른생활을 할 수 있도록 원조하 는 상담전문가.
시험과목이랑 문항도 몇개 안되서 자격증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은 듯 하다. 궁금한 분은 위 링크에서 알아보시고…
초등학교 들어가니 이래저래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아졌는데 안아프고 밝게 커줬으면 좋겠다. 친구랑 친해지고 싶다면서 우는 모습 보니까 너무 짠하네… 그래도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다니 ㅎㅎ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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